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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yega/성사모(성장인자)

줄기세포와 화상피부!

by 지예가 보니 2017. 10. 23.

[펌] 줄기세포 뿌리니 화상피부에 새살이!!

피부 줄기세포 스프레이는 상처 전반에서 동시에 피부가 다시 돋아나게 해준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의 경찰관이던 매트 유럼은 2009년 독립기념일 파티에서 심한 화상을 입었다. 아내와 함께 거리를 거니던 중 축제에서 사용하는 휘발유가 옷에 잘못 끼얹어졌고 인근의 모닥불 때문에 몸에 불이 붙은 것이다. 불길이 그의 몸 오른쪽 전체를 뒤덮었다. 그는 땅바닥에 뒹굴며 불을 끄려 했고, 아내는 그의 머리에 붙은 불을 끄려고 맨손으로 그의 머리를 계속 쳤다.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가는 도중 쇼크와 흥분이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비로소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유럼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극심한 통증이었다”고 돌이켰다. “수많은 바늘에 찔리는 게 어떤 느낌인지 상상할 수 있다면 그 바늘을 불붙은 성냥으로 바꿔 생각해 보라. 그러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갈지 모른다.”

유럼은 피츠버그의 화상 전문병원 머시번 센터로 이송됐다. 의사들은 그의 불에 탄 피부를 제거한 뒤 상처 부위에 약을 바르고 붕대로 감았다. 2도와 3도 화상의 경계 수준이었다. 그는 몇 달간 통증이 지속되며 영구적인 외모 손상이 불가피하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얼마 후 의사가 그에게 새로운 치료법의 예비 시험에 참여할 생각이 있는지 의견을 물었다.

독일 과학자 외르그 게르라흐 박사가 개발한 그 치료법은 세계 최초로 환자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화상 입은 피부를 직접 재생하는 방식이었다. 성공한다면 온전한 기능의 피부를 재생하는 본인의 신체 능력으로 화상 상처가 완전히 치유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유럼은 주저하지 않고 참여 신청서에 서명했다.

사고 닷새 후 의사들은 유럼의 오른쪽 허벅지에서 손상되지 않은 피부를 우표만한 크기로 떼어냈다. 그들은 그 피부로 그의 줄기세포 부유액상을 만들어 손상된 피부에 스프레이했다. 사흘 뒤 붕대를 갈 때 의사는 깜짝 놀랐다. 상처가 거의 다 나았기 때문이었다. 감염이나 흉터가 생길 위험도 말끔이 사라졌다.

학술지 번스(Burns)에 발표된 관련 논문에 따르면 보통 화상 치료에선 상처가 가장자리에서 안쪽으로 치유되지만 줄기세포 스프레이는 상처 부위 전체에 작은 재생 구역 수천 개를 펼쳐 상처 전반에서 동시에 피부가 다시 돋아나게 한다. 치유 시간을 단축하고, 합병증을 최소화하며, 미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만족스런 결과를 얻기 위한 기법이라고 논문은 설명했다.

유럼의 시술 후 독일과 미국의 화상 환자 수십 명이 피부 줄기세포 스프레이로 치유에 성공했다. 게르라흐 박사는 2014년 그 기술을 의료기술 스타트업 레노바케어에 팔았다. 레노바케어는 기술검증을 거친 그 기기를 투박하고 복잡한 시제품에서 말끔한 시판용 제품 ‘스킨건’으로 개량해 의사들이 실제 임상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기 위해 올해 하반기 임상시험이 준비 중이다.

레노바케어의 CEO 토머스 볼드는 FDA 승인이 떨어지면 스킨건이 기존의 표준 화상 치료와 경쟁하거나 심지어 표준 치료법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 믿는다.

현재의 심한 화상 치료법은 환자 신체의 다른 부위에서 건강한 피부를 떼어내 상처 부위에 이식하는 것이다. 이런 피부이식은 고통스러울 뿐만 아니라 피부를 떼어낸 부위에 추가적인 상처가 생기고, 이식한 피부가 제대로 자라지 못해 관절의 움직임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아울러 떼어낸 피부 크기의 2~3배 정도만 치유할 수 있다. 볼드 CEO는 “현재의 표준 화상치료법은 끔찍하다”며 “우리의 치료법은 피부를 재생하는 미래의 의학이며 환자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그러나 FDA 승인 문제 외에 다른 한계도 있다. 피부 아래 근육과 조직의 손상까지 수반되는 3도 화상 치료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나 줄기세포 연구자 사르타크 시나는 스킨건이 아직 그 정도로 발전하진 않았지만 재생의학으로서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화상 치료의 미래는 단순한 피부 복구가 아니라 모낭 등의 부속기관도 포함하는 기능적인 재생이 돼야 한다. 따라서 피부 깊숙이 상주하는 줄기세포가 조직 재생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레노바케어는 현재 3도 화상 치료가 가능한 방법도 연구 중이다. 볼드 CEO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스킨건을 적절히 조절하면 환자 자신의 줄기세포를 사용해 다른 손상된 기관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재로선 화상과 피부 상처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피부는 인체에서 가장 큰 기관이다).

유럼의 화상 상처는 완전히 치유돼 표시가 전혀 나지 않는다. 흉터도, 변색된 부분도 없다. 재생된 피부는 정상적으로 햇볕에 그을리기도 한다. 유럼은 “내가 화상 입은 곳을 보여주면 사람들은 못 알아본다”고 말했다. “흉터도 없고 남은 통증도 없다. 화상을 입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정말 기적이다.”

그는 피부 줄기세포 스프레이 치료법이 다른 화상 환자, 특히 어린이 환자들에게 아직 적용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안타까워 한다. “FDA가 하루빨리 이 치료법을 승인해야 한다. 나같은 성인이야 흉터가 생겨도 괜찮지만 평생 통증과 흉터를 안고 살아야 하는 아이들을 생각해보라. 그건 옳지 않다.”

– 앤서니 커스버트슨 뉴스위크 기자 (20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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